[단독] 참치잡이로 시작한 사조, 美 회사 3800억에 샀다

입력 2024-01-28 11:07   수정 2024-01-28 11:11



사조그룹이 3840억원을 투입하는 미국계 전분당업체인 인그리디언코리아 인수를 사실상 마무리지었다. 1971년 참치 원양어업에서 출발해 식품은 물론 제분·대두·전분당까지 아우르는 종합 식품·소재기업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올해는 김과 장류 등 ‘K푸드’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매출 5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그리디언 인수, 다음달 1일 완료
2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사조그룹 주력 계열사인 사조대림은 다음달 1일 미국 인그리디언 측에 인그리디언코리아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매매대금 3300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사조대림은 인천공장과 서울 방배동 사옥 등을 담보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으로부터 1900억원을 조달했다고 지난 25일 공시했다.

앞서 사조대림은 지난해 11월 인그리디언코리아를 384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3300억원을 올해 1월 2일 1차로 지급하고 경영권을 취득할 예정이었으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할 기업결합심사 자료 보완 등으로 일정이 한 달 가량 늦춰졌다. 남은 540억원은 2027년까지 3년간 나눠서 낸다.


사조대림은 ‘해표식용유’ ‘대림선 어묵’ 등 브랜드를 보유한 식품업체다. 참치캔, 어묵, 맛살, 만두, 육가공품, 김, 장류, 대두 등을 제조·생산한다. 2022년 매출 2조188억원, 영업이익 977억원을 올렸다.

사조대림이 인수하는 인그리디언코리아는 빵과 과자 등 가공식품 원료로 쓰이는 전분당을 옥수수에서 추출하는 업체다. 1999년부터 두산그룹과 미국 콘프로덕츠(현 인그리디언)의 합작법인으로 운영되다 2005년 두산이 남은 지분을 미국 측에 넘겼다.

인그리디언코리아의 지난해 기준 국내 시장 점유율은 28%로 대상, 삼양사 등과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2022년 매출 4611억원, 영업손실 124억원을 기록했다.

사조그룹은 인그리디언코리아 인수를 통해 식품사업 포트폴리오를 소재 부문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분당은 성분과 함량에 따라 물엿, 과당, 포도당 등으로 구분된다. 식품 외에도 제지나 섬유, 제약 등 공업용 원료로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인그리디언코리아 인수는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75)의 장남인 주지홍 식품부문 총괄 부회장(47)이 주도했다.

주 부회장은 “이번 인수는 사조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식품소재 솔루션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이제 사조그룹은 대두(사조대림), 제분(사조동아원)에 전분당까지 아우르며 원료부터 판매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지속적 M&A로 덩치 키워와
사조그룹은 인그리디언코리아 인수 효과로 ‘수익성 개선’도 꼽았다. 그동안 인그리디언코리아는 미국 본사에 로열티(브랜드사용료)와 IT(정보기술) 서비스 지급수수료 등 명목으로 연 매출의 6% 가량을 지급해왔다. 영업손실을 낸 2022년 지급액만 346억원에 달한다.

사조그룹의 인수로 더 이상 이런 돈을 미국 측에 지급할 필요가 없어졌다. 주 부회장은 “로열티 등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도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사조그룹은 인그리디언코리아가 올해 597억원, 내년엔 619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인그리디언코리아 인수로 식품업계에서 사조그룹의 존재감도 커질 전망이다. 사조그룹은 그간 끊임없는 M&A(인수합병)를 통해 지속적으로 덩치를 키웠다. 2004년 신동방(현 사조해표), 2006년 대림수산(사조대림), 2007년 오양수산(사조오양), 2010년 남부햄(사조남부햄), 2016년 동아원·한국제분(사조동아원) 등이 대표적 사례다.


사조그룹 매출은 2021년 3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약 3조9000억원으로 4조원에 근접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그리디언코리아 실적이 반영되는 올해는 매출 5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주 부회장은 “기존 식품 외 제분, 전분당 등 소재 부문이 강화된 만큼 앞으로 기능성 식품이나 푸드테크 등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며 “지난해 2000만달러 넘게 수출한 김을 비롯해 장류나 냉동·냉장식품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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